부스 가이드

가격표와 부스 안내물
묻지 않아도 알게 만드는 법.

부스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이거 얼마예요?"입니다. 이 질문이 계속 반복된다면 안내물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가격표와 안내물은 부스를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말로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도구입니다. 아래는 무엇을 어떤 크기로 어디에 두어야 손님이 묻지 않고도 알 수 있는지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1. 가격표가 없으면 손님은 묻지 않고 지나간다

가격을 붙여두지 않으면 손님이 물어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가격을 묻는 행위에는 "관심이 있다"는 신호가 따라붙고, 물어본 뒤에 사지 않고 돌아서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아예 묻지 않고 조용히 다음 부스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가격표는 안내가 아니라 판매 도구에 가깝습니다. 원칙은 단순합니다. 테이블에 올라간 모든 품목에 가격이 붙어 있어야 하고, 견본만 세워둔 품목에도 반드시 가격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무료 배포물이 섞여 있다면 "무료"라고 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필요합니다 — 값이 적혀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손님은 그것을 판매품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2. 글자 크기는 취향이 아니라 거리에서 정해진다

가격표를 만들 때 화면에서 보면 충분히 커 보이지만, 실제 부스에서는 작게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유는 읽는 거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손님은 테이블 앞에 서서 대략 60~80cm 떨어진 위치에서 가격을 읽고, 통로를 지나가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먼 1.5m 밖에서 봅니다.

그래서 크기는 감으로 정하지 말고 인쇄한 뒤에 실제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만든 가격표를 책상에 올려두고 한 걸음 물러나 서서 읽어보세요.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가늘게 떠야 읽힌다면 그 크기로는 부족합니다. 숫자는 상품명보다 크게 잡는 것이 기본이고, 상품명과 규격은 그보다 한 단계 작게 두어 시선의 순서를 만듭니다.

3. 한 장에 담을 정보의 순서

가격표 한 장에 들어갈 항목은 대체로 상품명, 규격, 가격 셋입니다. 순서는 손님이 궁금해하는 순서와 같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은 "이게 뭔지"를 먼저 보고 "얼마인지"를 확인하므로, 상품명이 위에 오고 가격이 아래에서 크게 마무리되는 배열이 자연스럽습니다.

품목이 많을 때는 낱장으로 갈지 한 장에 묶을지를 정해야 합니다. 종류가 대여섯 개를 넘어가면 낱장 가격표가 테이블을 뒤덮어 오히려 굿즈보다 종이가 더 눈에 띄게 됩니다. 이때는 목록형 가격표 한 장을 세워두고, 굿즈 옆에는 번호나 짧은 이름만 붙이는 방식이 깔끔합니다. 반대로 품목이 서너 개뿐이라면 각각에 붙이는 편이 눈이 덜 움직입니다.

4. 세트와 할인은 계산을 대신해준다

"2개 이상 구매 시 할인" 같은 조건은 자주 쓰이지만, 조건만 적어두면 손님이 그 자리에서 암산을 해야 합니다. 사람이 많은 부스 앞에서 계산을 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장벽입니다.

그래서 조건과 함께 결과를 같이 적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낱개 가격과 묶음 가격을 나란히 보여주면 손님은 비교만 하면 됩니다. 세트 구성이 정해져 있다면 어떤 품목이 들어가는지도 함께 적어두세요. "원하는 것 아무거나"인지 "지정된 조합"인지에 따라 질문이 생기는 지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묶음 가격을 눈에 띄게 두면 판매 단가가 올라가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세 가지를 넘어가면 오히려 읽히지 않으므로, 실제로 자주 나가는 조합 하나나 둘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5. 결제 수단은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

가격만큼 자주 나오는 질문이 결제 방법입니다. 현금만 받는지, 계좌이체가 되는지, 간편결제가 되는지에 따라 손님은 지갑을 꺼낼지 휴대폰을 꺼낼지를 미리 정합니다. 이 정보가 없으면 계산 직전에 흐름이 한 번 끊깁니다.

결제 안내는 테이블 앞쪽, 계산이 이루어지는 자리 근처에 두는 것이 맞습니다. QR 코드나 계좌 정보를 쓴다면 손님이 자기 휴대폰으로 찍을 수 있는 각도와 크기여야 하고, 유광 코팅은 조명 반사로 인식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무광으로 준비하세요. 현금을 받는다면 잔돈 준비도 같은 맥락의 대비입니다 — 잔돈이 없어 판매가 멈추는 상황은 안내물로 막을 수 없습니다.

6. 품절과 한정은 그때그때 갱신되어야 한다

행사 중반이 지나면 품절되는 품목이 생깁니다. 이때 가격표를 그대로 두면 손님이 집으려다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 경험은 부스 전체의 인상에 남습니다. 품절 표시는 미리 만들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작은 스티커나 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고, 현장에서 손으로 쓰려면 시간과 자리를 다 잡아먹습니다.

수량이 정해진 품목이라면 남은 개수를 적어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매번 고쳐야 하므로 지우고 쓸 수 있는 재질을 쓰거나, 아예 "소량 남음" 정도의 표현으로 두는 편이 관리하기 쉽습니다. 견본만 남기고 재고를 뒤로 뺀 품목은 "견본"이라고 명확히 표시해 손님이 그것을 집어가지 않도록 하세요.

7. 안내물의 재질과 세우는 방법

종이 한 장을 테이블에 눕혀두면 앞에 선 사람에게만 보이고, 한 걸음 물러나면 사라집니다. 안내물도 굿즈와 같은 원리로 세워야 합니다. 작은 아크릴 거치대, 이젤형 스탠드, 폼보드를 접어 만든 삼각대 중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세워진 상태가 하루 동안 유지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얇은 종이만 끼운 거치대는 사람이 지나가며 만드는 바람이나 테이블 진동에도 쉽게 넘어집니다. 종이를 두꺼운 카드지에 붙이거나 폼보드에 덧대면 훨씬 안정적이고, 넘어져도 구겨지지 않습니다. 표면은 앞서 말한 대로 무광이 유리합니다 — 행사장 조명은 대개 천장에서 수직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유광 표면은 각도에 따라 흰 띠가 생겨 글자를 덮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분입니다. 안내물은 음료를 쏟거나 손이 스치면서 생각보다 자주 망가집니다. 같은 것을 한 벌 더 인쇄해 상자에 넣어두면 현장에서 손으로 다시 쓰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부스 배치를 미리 정해둔다면 안내물이 들어갈 자리도 굿즈와 함께 계산해두세요 — 다 만들어놓고 놓을 자리가 없어 결국 눕히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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